문학과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에 대한 소개

궁금한세빈이 2025. 4. 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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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려낸 상실과 청춘의 풍경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려낸 상실과 청춘의 풍경

책을 덮은 뒤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기분이기도 했고, 동시에 무언가를 마주한 것 같기도 했죠. 그 책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입니다. 일본 원제는 『노르웨이의 숲(ノルウェイの森)』으로, 비틀즈의 동명의 노래에서 따온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 책의 소개, 줄거리, 작가 이야기, 그리고 서평을 통해 하루키 문학의 정수를 함께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책 소개

『상실의 시대』는 1987년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4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무라카미 하루키를 일본 문단의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획득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작품입니다. 하루키는 이 작품으로 ‘청춘 문학’이라는 장르 안에 자신의 독자적인 감성과 철학을 담아냈고, 특히 1990년대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하루키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소설에 대해 “내가 정말로 쓰고 싶었던, 감정적으로 가장 솔직한 작품”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그 말처럼 『상실의 시대』는 인간 존재의 본질, 특히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그리고 상실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청춘기의 불안과 고독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줄거리

이야기의 주인공 ‘와타나베’는 도쿄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청년입니다. 그가 고등학교 시절 절친했던 친구 ‘기즈키’가 자살한 후, 기즈키의 연인이었던 ‘나오코’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기즈키의 죽음을 둘러싼 트라우마는 와타나베와 나오코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고, 둘은 서로의 상실을 위로하며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러나 나오코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며 요양 시설로 들어가게 되고, 와타나베는 도쿄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일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 사이 와타나베는 활달하고 지적인 성격의 ‘미도리’를 만나게 되며, 자신이 처한 감정의 균형을 다시 질문받게 됩니다.

이 소설은 겉으로는 와타나베의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청춘의 불완전함과 상실, 성장, 인간 내면의 고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와타나베의 내면 독백은 독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작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으며, 와세다대학교 문학부에서 연극을 전공했습니다. 그는 평범한 재즈바 운영자에서 시작해, 어느 날 야구 경기를 보던 중 “소설을 써야겠다”는 영감을 받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문체, 음악과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초현실적 상상력과 실존적 고독이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해변의 카프카』, 『1Q84』,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등 대표작을 통해 그는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상실의 시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 드물게 리얼리즘적 색채가 강한 소설로, 그만큼 그의 내면을 투영한 자전적 요소가 많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는 이 작품을 발표한 이후 갑작스러운 대중적 인기에 부담을 느끼고, 장기간 해외로 거처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서평: 상실을 견디는 법에 대하여

『상실의 시대』는 “왜 그렇게들 자살을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소설입니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죽음과 가까운 위치에 있으며, 와타나베는 그들을 지켜보며 ‘살아남는 자의 몫’을 생각합니다. 죽음을 단지 사건으로 처리하지 않고, 남은 자들의 마음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변형되고 정착되는지를 섬세하게 다루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성장소설’이라기보다는 ‘상실소설’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우리는 성장 속에서 어떤 것을 얻게 되지만, 동시에 반드시 무언가를 잃게 됩니다. 사랑이든, 친구든, 순수함이든. 그리고 그 상실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어른이 되어간다는 의미 아닐까요.

하루키는 이 책에서 말합니다.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삶의 일부다.” 그 말처럼, 『상실의 시대』는 ‘삶을 위한 소설’이라기보다는 ‘죽음을 안은 삶’을 이야기합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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